건축의 구축적 특징-1)
기둥을 세운다는 것은 구축적 사고, 체계적 사고의 시작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한의 기둥은 그것만으로는 아직 건축이 아니다.
조각과 건축은 모두 /돌, 나무, 흙, 금속, 유리나 콘크리트라는 소재를 사용한다. 소재로 완전하게 분류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도구로 가능한가 하면 그것도 어렵다. 예를 들면, 조각도 현재로서는 대형 기계를 사용하거나 공장에서 제작하며, 건축도 옛날부터 디테일은 직접 손으로 마감해 왔다.
여기기에서 형상이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형상이란 소재의 형태가 지니는 양상을 말한다. 예술작품에서 쓰이는 소재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인간의 지각에 작용하여 예술적 감동을 자아내는데, 그 지각에 작용하는 방법의 양상이 곧 형상이다. 같은 돌이라도 조각에 쓰인 돌은 3차원의 입체에서, 형태, 빛깔, 빛으로 사람의 지각에 작용한다. 그러나 건축에 쓰인 돌은 공간으로서 사람에게 작용한다. 조각에서 소재의 형상은 입체이고, 따라서 조각은 입체 예술이고, 건축에서 소재의 형상은 공간이다.
따라서 조각은 입체 예술이고, 건축은 공간 예술이라고 한다. 같은 음악 예술에서 소리의 형상은 리듬, 멜로디, 화성이라고 할 수 있고, 회화 예술에서 소재의 형상은 평면적인 형태, 빛, 빛깔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은 공간예술 없이 확실하다 해도, 동시에 입체 메스의 조형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해도 좋다. 동글 건축이라든가 지하 건축이라는 극히 특수한 예외를 제외하면, 건축예술의 표상은 밖을 향한 입체도형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건축과 조각을 구분하는 조건을 다른 것에서 찾아내야 한다.
입체로서의 건축은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거기에서 일어서는 조형이다. 그것은 대지에 지지가 되어 일어서서 입체를 지지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건축 조형의 또 하나의 본질은 '받치는 것'이다. '에워싸는 것'인 벽, 기둥, 지붕, 바닥은 반드시 '받치는 것'으로서 만들어진다. 조각도 반드시 중력의 장으로서 만들어지는 것은 확실하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중력은 조각의 주제가 되지 않는다.
대지 위에 누워 있는 하나의 가늘고 긴 돌이나 굵은 재목을 수직으로 세운 것이 최초의 구축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공간은 아직 분명하게 확정되지 않는다. 내가 서 있는 곳, 우주의 중심이 수직의 구축으로 나타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이 건축되려면 '에워싸는 것' 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수직으로 세워진 하나의 기둥은 헤아릴 수 없이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라는 존재는 장소를 확정함으로써 비로소 확정되기 때문이다. 기둥은 '우주의 기둥' 이고 '세계의 축'이다. 우리들의 일상 용어에도 '가족의 기둥', '공동체의 기둥'이라는 인간 조직에 관한 것에서 '연구의 기둥', '이론의 기둥'이라는 개념 구성에 관한 것까지 널리, 자주 쓰이며, 중심을 지시하고는 있으나, 아직 탄생 이전의 단계이다. 기둥이 '에워싸는 모티프'가 되기 위해서는 기둥들이 나란히 서서 열주가 되어야 한다. 열주는 받치는 기둥임과 동시에 에워싸는 면이기도 하다. 열주는 하나의 건축 원형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이 중력의 세계에서 성립하고 있고, 따라서 '받치는 모티프'가 힘의 흐름에 따른 체계의 시각화라는 것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힘의 흐름이라는 질서는 우리들이 매일 그 속에서 사는 세계의 질서이다.
여기에서 구축물로서의 건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로 분절된다.
즉 대지에서 접하는 기단부와 넓은 하늘에 접하는 정상부, 기단부에 받쳐져서 정상부를 받치는 중간부 등의 세 가지이다. 이 삼부 구성은 어떠한 건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것은 명시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변형되거나 복잡하게 구성되어 보기 어렵게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기둥의 분절에서 출발하여 건축 전체의 구성 체계를 정한 것이 고대 그리스 건축에서 시작되는 오더 체계이다. 체계는 주두에 따라 세 종류로 구별된다. 장중한 도 읽으실, 우아한 이오니아식, 그리고 섬세하고 화려한 코린트식 등 세 가지이다. 그리고 각각의 오더마다 세부 형태와 치수가 규정되어 있었다. 치수는 기둥 밑의 반지름을 단위로 하여 전부 비례로 정해져싿. 기원전 4세기경까지는 그 체계가 건축 전체에 미쳐, 원기둥의 형식과 기둥의 지름에 기둥 간격 수를 정하면 자동으로 건축 전체의 의장 결정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그것이 로마 시대가 되면 간소한 토스카나식과 호화로운 콤포지트식의 두 오더를 합쳐 고전주의 양식의 다섯 기본형으로 완성된다. 우리들이 오늘날 고전주의 건축 또는 건축의 고전주의 체계라 하는 것은 르네상스기의 건축가들이 다시 이것을 채택하고 정리한 것을 말하지만, 이 양식이 다음 시대에도 오랫동안 사용되고 다양한 모양과 용도의 건축에 적용된 것은 이것이 구축의 형식을 확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둥'과 더불어 또 하나의 구축에의 원형인 '아치'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작은 부재를 조합해서 공간을 덮은 기술이 '아치'이다. 볼트나 돔도 연속하는 피막이다. 그것은 연속적으로 공간을 에워싸고 덮는 구조물이다. 그 공간은 동굴에 아주 가까운 것이다. 그러나 볼트는 결코 동굴은 아니다. 그것은 서로 받치며 만들어낸 구축 체이다. 우리들이 아치를 볼 때, 돌이 서로 받치고 있는 긴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아치에는 그 시작부터 분절과 구축성이 갖추어져 있다. 그것은 체계이며, 따라서 변형되고 조합되어 발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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